온몸에 먼지를 뒤짚어쓰고
무리한 육체노동을 하며 밤을 보내고있었다.
나는 돈이필요했다.

엄마는 병원에 누워서 매일 나를 보며 미안하다며 내 두손을 꽉 잡으며 울곤하셨다.
유일한 가족, 내가 살아갈수있는 이유였다.
병원비가 필요했다. 살려야하니까 우리 엄마니까..
엄마니까..

그런 엄마마저 돌아가셨던날
나는 숨을 쉴수가없었다.
두려웠다. 그냥 나는 씨발..씨발.. 왜 왜..난 너무힘들어
힘들었다.
제발 제발.. 제발 그렇게 기도를 했는데
내 인생은 시궁창이었다

가난과 불행 어릴적 아버지에게 맞던기억,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던 기억들

나는 더이상 살아갈 용기가 나지않았다.
가족은 이제 더이상 없었다.
친구도,애인도,의지할곳은 없었다.

난 그야말로 철저한 혼자였다.
도움을 구할곳도..갈곳도 머무를수있는곳도
아무것도 진짜 혼자

그저 혼자였다.
밤이면 공장에 나간다, 아침이되면 알바를 나간다, 점심이되면 간단하게 눈을 붙이고 바로 일어나 일을 나간다.

“힘들어.. 너무힘들다ㅋㅋㅋㅋㅋㅋ왜케힘들지 난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되지?”

술은 살면서 별로 마신적이없었는데
한강앞에 섰을때
나는 소주를 한병 들이켜마셨다.

눈물이 났다.
목이 메여왔고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래된 기억들이 자꾸 날 괴롭혀왔다.

“아들.. 미안해..”

“씨발 엄마가 뭐가 미안한데? 내가 미안하지..”


“아들 미안해..엄마가 고생만시키네..”


“… 맛있는거 많이드세요..저는 이제 갈게요”


“………”


.
.
.

“미안해 사랑해 동생아.. 누나가 많이 챙겨줬어야했는데.. 너무 힘드네.. 미안하다.. 미안해..”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왜 나한테 미안해하는건데

누나도 엄마도 뭐가 그렇게 미안한데?



취기가 올라왔다.

“다음생에는 씨발 좀 우리가족도 나도 좀 행복하게좀 해주세요 부탁좀 합시다 제발..”

높구나..
무서웠다.

나도 누군가랑 사랑을 할수있었을까?
뛰어내리면 편해질까?
우리가족이 행복해질수도 있었을텐데..

누나는 많이 아팠을까?

무서웠다.
용기가 잘 나지않았다.

“무서워 너무 무서워 죽는게 무서워.. 살고싶었는데 나도 살고싶었는데..”


“그럼 살아요..죽지마시고..”


누군가가 나를 본모양이었다.
차 한대가 서있었다.
그리고 한 여자가 서있었다.

하긴 여긴 밝으니까..
이렇게 서있으면 당연히 자살하겠구나 싶었겠지.

나는 최대한 얼버무리기로했다.

“안녕하세요. 죄송해요 잠시 풍경좀 보느라..여기 올라오면안됐는데 ㅎㅎ죄송합니다 운전하는데 방해됐네여..”

나는 난간에서 올라와 바닥에 떨어진 소주병을 줍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할생각이었다.

누군가의 눈앞에서 죽는 순간을 보여준다는게
그러고싶지않았으니까..

그래서 도망쳤다.
그 여자한테서 멀리.. 멀리..
근데 왜 따라오는거지?

왜 계속 따라오냐고..


“저 혹시 무슨 문제있을까요?”



“네..”



“그 네 어떤..?”



“자살하실거죠?”



“네? 아..아니에요.. 그냥 좀 답답해서 있던거에요..”



“다 들었는데..살고싶다한거..”




“…..”




“제 차 타실래요?”



“네?”



“저 따라오세여”




“네? 갑자기요?”



“빨리요..빨리오세요..”


그녀는 날 쎄게 잡아당기며 자신의 차에 나를 강제로 태워넣었다.

“아니 저기 저기요.. 갑자기..네??”


“빨리타세요..”




“어..그..저..”



“안전벨트”



“….”



“빨리 안전벨트 메세요.”



“저 괜찮아요? 저 낯선사람인데 차에 함부로 이렇게..”



“나쁘신분 아니잖아요”



“……..”




“식사하셨어요?”




“저 자살하려던거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죄송해요 오해산것같은데..”



“저 맛집알아요. 벨트 빨리메세요 ㅡㅡ”



“…저 진짜 괜찮은데.”


“빨리좀 메세요 빨리빨리..”




“아..넵..”




“여기 풍경예쁘지않아요?”



“네..예쁜것같아요..저 근데 진짜 괜찮은…”


그 순간 목이메여왔다.
그냥 모르겠다.
눈물이 나왔다.



“안괜찮으면셔 뭐가 괜찮대?”




“감사합니다..”




“거기 앞에 물티슈랑 휴지있으니까 꺼내서 좀 쓰세요”




“감사합니다..”



“무슨일있는지 말해주실수있어요?”





“재미없는 이야긴데..”




“듣고싶네요..”




“저는..”



어렸을적 이야기, 집이 가난했다. 밥 한끼 제대로 먹어본적이없었다 아빠라는 인간은 나를 매일 때리고 또 때렸다. 엄마는 집에 늦게들어왔다. 일을 하셔야했기때문에
누나는 매일 엄마를 따라가 엄마일을 도왔다.

우리집에는 빚이있었다.

시간이 흘러 아빠라는 인간은 우리를 버리고 빚을 다 떠넘긴채 새여자와만나 새 살림을 차리고 집을 떠났다.
그뒤로 아빠를 본적은없다.

엄마는 병에 걸렸다.

누나는 자살을 했다.

엄마도 결국 돌아가셨다.

그저 진부한..재미없고 암울한 이야기였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