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대인이라면 흑역사 최소 하나 이상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흑역사라는 단어는 어디서 유래된 걸까?
"흑역사"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그 유명한 "건담" 시리즈의 "턴에이 건담"이다.
위 표지에 있는 흰수염 닮은 요상한 건담이 흑역사를 만든 원흉으로, 이상한 디자인과는 달리 건담 역사상 최강의 기체로 꼽힌다.
그 이유는 바로 이 기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기술인 "월광접"이란 기술 때문인데, 나노머신들을 날개와 같이 펼쳐 닿는 모든 물체를 가루로 만드는 미친 기술이다.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에 나오는 나노 로봇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전쟁이 수없이 반복된 끝에 지구 전역이 이 미친 기술이 휩쓸리게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지구 문명이 가루가 되어버린다. 달에 남아있던 인류 문명은 이런 인류의 역사를 끔찍하고 혐오스럽게 여겨 후손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 이 역사를 봉인해버리는데,
이게 바로 그 "흑역사"다.
그렇다면 왜 이런 요소를 집어넣은걸까?
건담의 아버지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오랫동안 건담 시리즈를 제작하며 반전 메세지를 열심히 피력한 사람이다. 턴에이 건담에서도 토미노 옹의 그런 스탠스는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해졌는데, 흑역사도 그런 요소 중 하나로, 현재 일본 정부의 역사를 다루는 태도에 대한 은유다. 이 외에도 건담 시리즈의 많은 요소들에는 과거 전쟁 시절 일본의 모습들을 담은 듯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들과 턴에이 건담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이전 시리즈에서는 전쟁의 참혹함과 그것에 고통 받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많이 그려졌다.
반면에 턴에이 건담에서는 더 나아가, 등장인물들이 화합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종국에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오랫동안 전쟁을 반대하는 메세지를 전하고자 했던 토미노 옹은 이 작품으로 "어두운 과거가 있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대화를 하며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라는 자신의 결론을 훌륭한 스토리와 함께 성공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웃대인들도 자신의 흑역사를 마주하고 극복해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 어떨까? 그런 마음으로 댓글에 자신의 흑역사를 자랑해보자.
1
0
7
132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네티켓의 기본입니다.게시물에 상관없는 답글이나 추천유도성 답글을 달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