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














따르릉...


태현이 신나게 맞고 있는 사이 전화 벨이 울렸다.

“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화거는 사람이 천사라고 느낀 태현.

“아직 덜 때렸어. 끝나고 또 맞아.”








“여보세요?”

현지는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고 아까와는 180도 다른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





“네... 삼촌... 네... 알았어요...”

아무래도 엔터테이먼트 이사인 듯 했다.



“야! 준비해!”

“어?”

“삼촌이 우리 부른다. 너 때문에 컴백 취소하고 잠시 은둔해 있으라나 그런 소리 들으면 넌 죽을 줄 알어.”

그러더니 주방으로 나가는 현지.

현지의 말에 강한 살기를 느끼며 태현은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아... 진짜 나도 데뷔 못하면 어떡하냐...”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신의 입장도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자신은 잘못하면 데뷔마저 취소될 수 있는 판.

게다가 데뷔를 한다고 해도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는 않을 터였다.

굳이 말하자면 ‘여자 밝히는 카사노바’쯤...








잠시 후 아무 말 없이 주방에 앉아있던 둘은 현수의 벨소리가 들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둘러 가서 문을 열었다.

“오빠! 어떻게 됬어??!”

“형! 나 데뷔 못해요?”



“야! 질문은 천천히 해.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기획사 건물에 취재진들이 장난이 아니야. 아직 내가 매니저인거 몰라서 그렇지 알았으면 못 빠져 나왔을 거다.”

그 말을 들으며 태현과 현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차에 타고 기획사까지 갈 때도, 서로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며 아무말도 없었다.

현수도 심각한지 표정이 어두웠다.

‘대표님 화났나?....’



건물 앞에 도착하자, 태현은 기자들의 수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미 기자들에게 둘러싸이는 경험을 해 본 현지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왔지만, 태현에게는 놀람 그 자체였다.

기자들은 기획사 건물 앞에 밴이 슨 것을 보자, 태현과 현지를 향해서 달려오기 시작해고, 그들을 제지하는 건 건장한 사내들이였다.

‘보디가드까지... 미치겠다..’


“자.... 내려라...”

마치 전쟁터라도 나가는 듯한 비장한 현수의 목소리...



그 말에 현지가 먼저 조심스럽게 밴을 열었고, 그녀의 모습을 보자 기자들은 더욱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사진 속 그 남자가 톱스타 프로젝트의 신태현인가요?”


그렇게 질문 공세를 퍼붓는 사이 기자들은 밴 안에서 다른 한 사람이 내린 것을 보았다.

문제의 사진 속 인물.


카메라 플래시는 사방에서 쉴 새 없이 터지기 시작했고, 둘을 보자, 더욱 가까이 와 인터뷰 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보디가드들은 애를 먹고 있었다.

그렇게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간신히 건물 안으로 들어간 그들... 문 앞에서는 경호원들이 기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





엘리베이터를 탄 그들은 더욱 긴장이 되었다.

‘분명 한소리 듣겠지...’

‘데뷔 못하면... 아악!!’




대표가 있는 층에 도착한 그들은 문 밖 테이블에 앉아있는 비서를 보았다. 그들을 보자 바로 대표에게 호출하는 비서.

“이현지양과 신태현군이 도착했습니다.”

“들여보네요.”

생각보다는 차분한 대표의 목소리. 어쩌면 화를 죽이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비서의 손짓에 문앞으로 간 현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저... 삼촌.”

“어. 왔구나. 태현이는.”

그 말에 조심스럽게 몸을 들이미는 태현.

“안.. 안녕하세요.”

“그래 앉아라.”





대표의 말에 소파에 앉은 그들은 긴장한 얼굴로 대표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대표는 그다지 말없이 앉아있었고 그 사이 비서가 와서 차를 놓고 갔다.

‘.... 왜 이렇게 아무 말 없는거야...’






“아주 크게 터뜨렸구나.”

.....



“어쩌죠 삼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어보는 현지.


대표는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어쩌긴.. 너희 가수 인생은 끝...”

얼굴이 굳어지는 둘.



“은 아니고..... 내일 바로 기자회견 열기로 했다.”

“기자회견이요?”

“어쩌겠니. 해명을 하려면 그렇게 해야지.”



태현과 현지는 반박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기자회견 때, 연인이라고 말해라.”

“네???!!”

동시에 소리치는 둘.

“어쩌겠냐. 그렇게 사진까지 올라왔는데, ‘그냥 친한 친구에요’라고 하면 완전 엽기 될거다. 그리고 태현이 너 고백도 했다며?”

....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는 태현..

“아니.. 그건...”



둘의 모습에 대표는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하하!! 걱정하지 마라. 기자들 때문에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너희 둘이 커플이라는 컨셉으로 나가는 것도 괜찮으니까. 커플에다가 듀엣으로 활동. 캬~~ 멋지지 않냐?”

그렇다.

처음부터 대표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 현지가 물었다.

“삼촌. 그럼 내가 여태까지 쌓아온 이미지는?”

“이미지? 어떤 이미지?”

대표의 질문에 현지는 당황했다.

“그냥... 솔로인데도 나이가 어리니까...”



“풋. 넌 원래 그런 이미지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애늙은이?”

..............








“‘내 이미지 어떡할꺼야!’ 킥. 크크.. 하하!!”

“시끄러!!!”

“킥... 애늙은이.. 큭!! 애늙은이 아이돌! 킥...”

“시끄럽다 했다!!”

태현은 대표의 사무실에 나온 후부터 현지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 태현에게 현지는 매번 얼굴이 빨개져 소리쳤다.



밖은 다행이도, 기자회견을 연다는 말이 전달되었는지, 기자들은 많이 정리된 상황이였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이미 현지와 태현이 한 밴에서 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기사거리는 될 것이다.

한숨을 쉬며, 그래도 그다지 긴장한 얼굴은 아닌 그들을 보며 차에 타있던 현수가 말했다.

“니들 괜찮냐?”

“어.. 뭐 해결은 됐는데.. 내일 기자회견 있대... 그리고! 서로 사귄다고 하래!!! 아악!! 내가 어떡해 그런말을 해!! 내가 미쳤다고!! 이런 애늙은이 하고!! 킥.. 큭큭...”

한숨을 쉬며 말을 시작한 태현은 점점 발광으로 넘어갔고, 끝은 웃음이였다.

“미친놈...”

중얼거리는 현지.



그런 모습을 보며 현수는 이상하게 보면서도 다행이라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들 데뷔하기도 전에도 이렇게 바쁜데.. 앞으로 데뷔하면 진짜 초죽음이겠다..”








둘은 긴장해서 그런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뻗어버렸다.

“야~~ 밥~~”

배가 고픈지 밥을 찾는 현지.

“지금 아직 5시인데 무슨 밥이야.. 귀찮아...”
“시끄럽고 빨리해!”

“칫...”



현지의 명령에 한번 불만의 소리를 내뱉고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태현은 냉장고 문을 열고 안을 살펴보았다.

“카레 먹을래? 카레 가루 있는데.”

“매운 맛?”

식탁에 엎드려서 묻는 현지.

“어.”

“싫어~~ 나 매운 거 못 먹어. 근데 카레는 먹고 싶다. 헤헤....”

“그냥 주는데로 먹어.”

현지의 말을 묵살하는 태현.

그런 태현을 보며 현지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태현은 잠시 재료를 꺼내다가 방으로 들어가더니 겉옷을 챙겨입고 모자를 쓰고 나왔다.

“어디 가?”

“재료가 부족해서.”

그러더니 모자를 푹 눌러쓰고 신발을 신었다.



“핏. 출세했네. 나갈 때 모자도 쓰고.”

“시끄러.”
그렇게 대답하고 태현은 밖으로 나갔다.

....



잠시 정적...

“나도 옷이나 갈아입을까?”


왠지 모르게 태현이 없으니 갑자기 어색해진 느낌...

‘내가 미쳤나...’


자신이 그렇게 느낀다는 것에 대해 놀란 현지가 중얼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








현지가 옷을 다 갈아입고 나왔을 때, 태현은 이미 돌아와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옷은 그대로 입은 채로.

“야. 좀 갈아입어. 안 불편하냐?”

“배고프다며.”

“뭐?”

현지의 물음에 태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먹어.”

엎드려 있는 현지에게 태현이 이야기했다.

그 말에 현지가 고개를 들어보니, 반찬들과 밥, 그리고 카레는 다른 그릇에 담아져있었다.

“왜 같은 그릇에 안 넣었어?”

“그렇게 같은 그릇에 넣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가끔 있어서 혹시나 하고... 그렇다고, 뭐 배려하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냥 니가 또 잔소리 하는거 듣기 싫어서 그런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태현은 고개를 숙이고 밥을 서둘러 먹기 시작했다.

‘짜식.. 세심하기는..’

그러더니 현지는 카레를 밥그릇으로 옮겨 비비기 시작했다.







식사 후...

“잘 먹었다.”

“설거지나 잘하세요.”

인사하는 현지에게 태현은 그렇게 쏘아붙이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핏.”

다시 그런 목소리를 내더니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시작하는 현지.

그렇게 잠시 하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다?... 분명히 재료는 다 있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며 현지는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고, 안에는 쓰고 남은 카레 가루를 접어놓은 봉지가 있었다.


‘순한맛’




피식....



그렇게 현지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시 설거지를 시작했다.














........

“후웃!!!”

탁!



아침에 곤히 자고 있던 태현은 무의식중에 인기척을 느끼자 손으로 머리를 보호했고, 현지의 손은 그런 태현의 방어에 막혔다.

아~~~!

놀라워라. 인간의 적응 능력이란!

흠흠...






아무튼 일어나서 아침을 먹은 태현과 현지는 낮부터 있는 기자회견을 위해서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이런거나 할 시간에 연습이라도 더 하지.. 어휴....’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숨을 내쉬는 태현이였다.








“니들 괜찮겠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긴장한 그들을 보며 현수가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괜찮아요... 죽진 않을 꺼에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현지..



“어쩌냐... 오늘 기자회견 끝나고 바로 연습 들어가는데...”

현수가 걱정스러운 듯이 중얼거렸다.

“에엑?!!”

“형! 진짜? 기자회견 언제 끝나요?”


현지는 현수의 말에 놀랐지만 태현은 오히려 그 말을 반기고 있었다.

갑자기 살아난 듯한 태현.

“어...어? 어.. 아마도 점심 때 쯤..? 점심먹고 바로 연습하러 갈꺼야.”

예상하지 않은 태현의 반응에 현수는 잠시 당황하다 대답했다.

‘노래에 굶주린것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는 현지.



정말 아무리 노래를 좋아해도 태현은 거의 ‘집착’ 수준인 것 같았다. 노래라는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현지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밴은 기자회견 장소를 향해서 움직였다.








“자~~ 다왔다! 어여들 일어나!!”

잠시 잠이 든 둘에게 현수가 소리쳤다.




“흡!”

또다시 반사적으로 손으로 머리를 보호한 태현.

그 모습을 현수는 황당하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얘 왜 이러냐?”



“그냥 미쳐서 그래요... 하~~암.”

하품을 하며 말하는 현지.



그렇게 정신을 차린 둘은 밴에서 내려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정신없이 일어나 간 그들 이였지만,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질 때마다 둘은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나마 현지가 조금 나았지 태현은 거의 기절하기 일보직전 같았다.

때마침 안내원이 태현과 현지를 기자회견 장으로 들여보냈다.

둘은 들어가기 전에 숨을 한번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후... 가자.”

“그래...”






그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가자 사방에서 터지는 수많은 플래시들, 모두들 카메라를 들고있거나 수첩을 들고 있었다.

태현과 현지는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았다.

그 때, 한 사람이 들어오면서 말을 했다.

“회견은 신태현군과 이현지양이 대답을 번갈아 할 것이며, 서로 지목하는 기자에게만 질문의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아무래도 전에 이미 합의를 본 듯이 기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상황에서도 터지고 있는 플래시.






먼저 현지가 대답을 하기로하고 한 기자를 지목했다.

“XX일보입니다. 사진 속에 인물과 지금 옆에 앉아계시는 분이 동일한 인물이며, 톱스타 프로젝트의 우승자 신태현군 맞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번엔 태현의 차례였다.

긴장되는 표정으로 한 분을 지목하니 그 기자가 입을 열었다.

“OO닷컴입니다. 사진들 속에서 신태현군이 이현지양에게 고백하는 사진이 있었는데요. 사실입니까? 두 분께서 교재를 하고 계시다는 게?”

...

잠시 뜸을 들인 태현은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지금 저희는... 그러니까... 교재 중입니다. 그렇지만 고백은 꼭 거기서 한 건 아니고요. 단지 그곳에서는 조금 복잡한 사건에 엮인 것일 뿐입니다.”

태현의 대답에 만족한 웃음을 띄우며 자리에 앉는 기자. 그리고 플래시도 어느 때보다 많이 터지는 듯 했다. 다른 기자들도 한건 잡았다는 듯이 신이나서 수첩에 쓰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이현지양께서 이번에 컴백한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신태현군과 함께 듀엣으로 컴백한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입니까? 그렇다면 언제쯤 데뷔하실 계획입니까?”

“듀엣으로 컴백할 계획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 후에도 많은 질문이 오고갔지만 거의 영양가 없는 질문이였고 기자들이 주로 건진 이야기는 듀엣으로 컴백한다는 사실과, 무엇보다 이현지와 신태현이 교제중이라는 사실이였다.

아.. 물론 정확히 말하면 ‘사실’은 아니지만...






“아~~ 피곤해~~”

기자회견이 끝나고 밴으로 쓰러지듯이 들어온 현지가 말했다.

태현도 온몸의 기운이 다 빠진 듯 했다.





“괜찮아? 잘 끝났어?”

“어... 빨리 점심 먹으러 가자.”
배가 많이 고픈지 배를 움켜쥐며 태현이 말했고 그런 둘의 모습을 본 현수는 근처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너희들, 공식적으로 사귄다고 닭살 돋는 짓 하면 차에서 던져 버릴 거야.”


현수가 장난스럽게 말을 했다.



“말도 안 돼는 소리하지 마!”

“오빠 미쳤어요?!!”

격렬한 두 사람의 반응. 그 모습을 보며 현수는 더욱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흠....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던데...”

그 말에 태현은 더욱 당황해서 소리쳤다.

“시끄러!! 안 그래도 회견장에서 사귄다고 말할 때 혀가 꼬이는 줄 알았다고!!”

“나는 내장이 뒤틀리는 줄 알았어, 멍청아!!”

태현의 말을 듣고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이 소리치는 현지.




“시끄러! 애늙은이!”

“뭐???!!”

또다시 싸움은 둘에게로 옮겨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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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3편 동시에 올립니다.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다른 모 소설 사이트에서 이미 34화까지 연재했습니다..ㅠㅠ


아무튼 추천, 코멘 꼭!!


그나저나 태현이가 츤데레끼가 좀 다분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