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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너... 미쳤냐?!!!”

제법 멀리 뛰어온 다음 숨을 고르면서 현지가 소리쳤다. 물론 선글라스는 다시끼고 있었다.

그런 현지의 반응은 신경쓰지 않은체 뭐가 좋은지 숨을 헐떡이면서도 웃고있는 태현.

“미쳤냐고!!”

“헤헷. 이런 것도 재미있잖아. 그리고 서로 어색해진 것도 풀렸고.”

그렇게 자랑스럽게 웃는 태현을 보며 현지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라는 눈으로 태현을 한 대 후려쳤다.


퍽!

“개념 좀 챙기고 살아라.”





하지만 다행이도 서로 어색했던 것은 사라졌고, 현지가 먼저 길거리를 구경하며 다니는 동안 태현은 계속 뒤에서 중얼거렸다.

“나 뇌세포 죽으면 안돼는데...”

“죽을 뇌세포도 없는게.”

“씨........”

“시끄럽고 따라와.”
그 말에 태현도 포기를 했는지 현지를 서둘러 따라잡았다.







“와~~ 이거 진짜 귀엽다!”

시내를 구경하던 현지가 악세서리점 유리벽에 있던 인형을 보며 소리쳤다.

태현도 현지가 보는 쪽을 쳐다보니 분홍색 곰인형이 있었다.

“니 이미지랑 안 어울리게 곰인형이 뭐냐.”

“내 이미지가 어때서!!”

빽하고 소리치는 현지.

“풋. 농담이다, 농담. 구경하고 갈래?”

라고 말하면서 태현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현지도 볼에 바람을 넣고선 따라 들어갔다.





딸랑~~

어느 가게에나 있을 법한 문을 열면 들리는 종소리.

“어서오세요~~”




가게 안에는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현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인형들이나 악세서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야~~ 이 인형봐봐. 진짜 귀엽다~~”





‘톱스타라고해도 완전 어린애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반 사람들과는 동떨어져 지냈던 현지.

그래도 아직 여자아이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띄우는 태현.




태현도 주변을 슬슬 돌아보며 물건을 구경했다.



그러기를 한 10분 쯤, 슬슬 지루함을 느낀 태현.

“이제 가자.”

그러자 아쉬운 표정을 짓는 현지.

“우웅... 그래.”

그녀는 처음에 보았던 그 인형의 축소판인 인형에게 눈길을 못 때고 있었다.

피식..





“가지고 싶냐?”

“아, 아니거든!!”

피식. 다시 세어나오는 웃음.

태현은 그 인형을 집어 들고 카운터로 갔다.



“얼마에요?”

“야! 나 그런 거 필요 없거든?!!”

“멍청아. 누가 너 준다고 했냐?”

“이잇!!”

현지는 부끄러운 건지 화가난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는 가게를 나갔다.



태현은 그 모습에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고, 카운터에 있던 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

“여자친구분이 단단히 삐진 것 같은데요?”

“네? 아... 하하... 그런 것 같네요.”

“후훗. 예쁘시던데 잘 대해주세요.”

“네... 하하.”




“안녕히 가세요~”

종업원의 배웅을 받으면서 나온 태현은 이미 저 멀리 걸어가고 있는 현지의 뒷모습을 보았다.

‘바보. 나 나오나 보고있던거 다 보였는데.’

그렇게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간 태현은 현지의 뒤로가서 곰 인형으로 현지의 시야를 가렸다.

“뭐야!!”

“하하!!”

놀란 현지의 반응에 크게 웃으며 태현은 곰 인형을 현지의 품에 집어넣었다.


“필요없다니까!!”

소리를 지르는 현지. 그 모습을 보며 태현은 웃으며 다시 손을 뻗었다.

“진짜? 그럼 내놔.”
그제야 현지는 서둘러 인형을 꽉 잡았다.

“누.. 누가 진짜로 그렇다고 했냐? 애가 융통성이 없어..”

“하하!!!”

“웃지마!!”

그렇게 둘은 다시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왜 여자친구라고 할 때 부정을 안했지?’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다시 생각하니 당황스러운 태현.








그 후로 그들은 근처에 보이는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굳이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종업원이 현지의 정체를 알아차릴 뻔 했다는 정도? 하지만 현지가 ‘제가 좀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라고 하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인사하고 사라졌다.



그렇게 다시 나온 그들은 다시 시내를 걷기 시작했다.

“다리 안 아프냐?”

“별로. 맨날 노래하고, 춤추고, 연습하는 것만 하니까 이렇게 걷기만 해도 좋다.”

“.....”

확실히 현지는 남들이 다 놀고 싶어 하는 고등학생 때부터 연습과 공연에 찌들어 살았었다. 자연히 밖에 나올 시간은 적었을 것.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완전 다른 세계에서 현지는 살고 있었다.



“뭐하냐? 멍 때리고.”

잠시 생각을 하고 있는 태현에게 현지가 물었다.

“그냥 생각 좀 하고 있었다. 왜!”

“어! 너 저거 나가봐라!”

태현의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현지가 가리킨 곳을 보니 커다란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댄스 경연대회.’


“야... 죽을래?”

낮게 깔은 목소리로 말하는 태현.

이 소설을 처음부터 읽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태현은 몸치다. 그것도 지독한.

“큭큭, 장난이야 장난.”




그렇게 둘은 다시 걷다가 현지가 질문을 했다.

“너는 왜 가수가 되려고 한거야?”

“공부를 못해서.”
당연하다는 듯이 튀어나오는 태현의 대답에 현지는 잠시 당황했다.

“공부를 못해서? 얼마나 못하는데?”

“내가 그런 것 까지 말해야 되냐?”

“하긴....”




현지는 다시 조용히 걷다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야! 너 저거 해봐라!!”

“또 춤추라고?”

“아니!! 저거!!”

태현이 쳐다보니 그 곳에 이번에는 피아노 대회를 하는 듯 했다.

“너 피아노 칠 줄 알잖아.”

“그거야... 조금 치는거지.”

“피아노 치면서 노래부르면 되잖아!”

태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귀찮은데...”






하지만 결국 현지의 강요에 못 이겨 무대로 올라가게 된 태현.




“아! 새로운 참가자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사회자의 질문에 태현은 순간 당황했다.

“신... 태현입니다. 물론 그분과는 이름만 같을 뿐입니다.”

“하하!! 그렇군요. 저도 순간 당황했습니다.”

관객석도 놀라는 표정이였다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나저나 무척 잘생기셨는데요?”

“하하... 감사합니다.”

“혹시 여자친구분 데리고 오셨나요?”

“네? 그... 그게.....”

질문에 당황한 것은 태현만이 아니였다. 현지도 꽤나 당황했다. 사람들이 모두 태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그냥 아는 친구랑 왔어요.”

“아~~ 그렇군요.”

사회자는 싱긋 웃더니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상황은 잘 정리된 듯 보였지만, 태현은 보지 못했다. 현지의 얼굴에 있는 실망한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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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힛!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