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책임져.

책임지란 말이닷!!!!! - 경상도 소년, 최태수.
병신. 내가 왜? - 서울소녀, 이민.


4일뒤 소년과 소녀는 나란히 저번의 그 처절한（?） 벤치앞 에서 만났다.

그때와는 틀린건 환한 대낮 이라는거고, 공원에는 여러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운동을 하고 있었다.

"왜?"

3일동안 얼굴한번 못보다가 문자로 '공원으로 나온나' 라는 소년의 문자에 의아해 하며 나온 소녀는

소년에게 물었다. 이제는 공기가 선선해져서 살랑 거리는 바람이 소녀의 옆 얼굴을 스쳐가자

괜히 혼자 부끄러워 하는 수줍음 많은 소년 이었다.

"내 3일동안 아파서 골골대따."

"아, 미안. 이제 괜찮아?"

저번의 만행을-_- 대충 서울의 친구들 에게 전해들어 괜시리 찔린 그녀는 걱정하는 척, 하고 물었다.

물론, 소녀는 쥐뿔도 기억이 안났다. 소년과의 딥 키스 마져도...

"개안타. 서울서 온 아덜은 갔나?"

"응. 술먹은 담날 갔어"

"그나? 음..."

그다음은 침묵이다. 소년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낯간지러운 말은 곧 죽어도 못하는 경상도 인（?）

의 진한 대물림 으로 소년은 괜히 헛소리만 하고 있었다.

앞엔 재잘 거리는 육중한 아줌씨들의 깔깔깔~ 거리는 하이톤과 뒤엔 교복입고 담배피는 어린양들-_-

고백하기엔 최악의 장소인거 같고, 소년은 그냥 집에나 갈까...하고 소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무슨 할말있어?"

"어...? 어? 내는...그러니깐...?"

"아오, 병신. 제대로 말 안할래??"

소녀는 짜증을 내고 있었다. 말을 할려면 하고, 말려면 말것이지 사람 불러내서 헛소리나 하다가

끝내는 침묵으로 닥치고-_- 있으니 성격자체가 맺고 끊음이 확실한 소녀의 성격상 답답해 지기 시작했다.

"할말 없으면 갈래."

소녀는 학교가 파한뒤 바로와서 들고왔던 학교가방을 메고 소년을 내버리고 혼자 슝~ 하고 가버렸다.

소년은 그렇게 멍 하니 가버리는 소녀를 보았다.

"아 씹알. 이게 아인디!!!!!!!!"

소리를 버럭 질러 뒤에서 담배피고 있는 어린양들-_-과 본의 아니게 싸움질을 할뻔 한 소년 이었다.




"행님아, 니 여자친구 있제?"

"와?"

"아이 기냥...니가 고백했노?"

대접에 밥을 퍼먹던 소년의 형님은 가만히 소년을 바라 보았다.

"니...좋아하는 여자 생긋나?"

"아..아이다!"

자신보다 6살 이나 어려, 매번 어린애 로만 생각했던 형님은 얼굴이 벌개져 애써 부인하는 동생을 보니

'이 노마, 다 컸네' 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놈아야, 남자건 여자건 좋아하는 사람이 고백하는기다. 괜히 질질 끌어쌋고 아무것도 못전하면

말짱 꽝인기다. 그냥 냅다, 고백 하그라. 사나이는 박력 이다 안카나"

"그..그라다 차이면 우짜노?"

"될때까지 들이대면 장땡! 니 열번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봤나?"

그것도 사람 나름이지, 소녀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소년의 형님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을 내뱉었고,

그런 형님의 말을 진지하게 노트에 적어가며-_- 신앙적으로 믿어 버리는 소년 이었다.

그리고...

베란다 에서 왔다리, 갔다리 한참을 고민하던 소년은 고민끝에...





"메세지 왔다~"

한참 컴터를 키고 메신저로 서울 친구들과 대화중 이던 소녀는 앙증맞은 애기 소리에 핸드폰 슬립을 열어

문자를 확인했다.

'책임진나!'

- 경상도 병신 -

이라는 단 한마디만이 와 있었고, 소녀는 이게 뭔 개소리여? 하는 표정으로 문자를 보고 또 보고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쵸콜렛, 쵸콜렛줘~ 쵸콜렛, 쵸콜렛줘~ 쵸콜렛, 쵸콜렛~♬

（바나나 걸의 초콜릿, 소년의 벨소리 이다. 참고로 소년은 간드러 지는-_- 여자 목소리가 좋댄다.）

초조하게 소녀의 답 문자를 기다리던 소년은 문자가 아닌 전화가 오자 화들짝 놀라며

핸드폰을 놓쳤다. 주섬주섬 주워,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눈을 꾹 감고 전화를 받았다.

".........."

"왜 말을 안해. 병신아"

"어...어?"

"너 요즘 언어장애 있냐? 왜이리 말을 더듬어?"

"아..아이다. 생각은 해봤나?"

"야, 근데 책임 지라는게 뭔 소리냐? 아니 그전에 책임은 그렇다 쳐도 '진나' 이건 지라는거냐?

진다는 거냐?"

소년은 정신을 놓을뻔 했다. 하기사 어떤 강심장이 엄청나게 고민하고, 고민해서 고백 문자를

보냈는데 저따위로-_- 대답하고, 자신의 고백을 이해조차 못한단 소리에 웃어 넘길수 있단 말인가?

"........니 술 처먹었을때 기억 안나나?"

침묵속에 왜 말 안하냐고 야 야 야!! 를 악쓰는 소녀에게 우울하게 물어보는 소년 이었다.

"어? 그때 술 처먹고 대성통곡 했다며?"

"그거 말고!!!"

"아 왜 짜증이야, 병신아!!!"

"니가 그때 내 한테 뽀뽀했다 안카나!!!!"

"........."

말 해버렸다. 지는 깊고도 진하게 키스-_- 한 주제에 소녀가 먼저 뽀뽀 했다고 옴팍 뒤집어 씌울

작정 인가보다........뻔뻔한놈.

소녀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말이없다. 그러고는....뚝!

하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이 못되 처먹은 가시네!!"

대체 뭐가 못되 처먹었단 건지, 소년은 냅다 3층으로 올라갈 준비 （소년의 집은 201호 였다.）

를 하고 현관문 으로 튀어 나가다...

"니 어데가노?"

형님에게 목덜미를 잡혔다.

"놔라, 내 나무 찍으러 간데이!!"

" 이 야밤에?"

"응, 그니까 쫌 놔라~"

"니 그러다 사고치는거 아이가?"

"뭔 사고?"

"뭐..그니껜..."

혼자 뭔 상상을 하는건지 얼굴이 붉어진 （당황하거나, 부끄러우면 벌게 지는게 유전인가 보다.）

소년의 형님이 어리버리 까는 사이에 소년은 냅다 튀어가 버렸고, 소년의 형님은 절규했다.

"이놈아야!! 범죄는 안된다 안카나!!!"

..........대체 이 야밤에 소녀에게 고백하러 가는게 뭐가 범죄인지 심히 궁금해 지고 있었다.




딩동딩동딩동-


항상 올때마다 초인종이 부서져라 눌러대는 통에 이젠 '누구세요?' 라고 물어보지 않아도

알것 같은 소년의 등장에 소녀는 머리가 지끈 거렸다.

잠시 고민하는 사이 소년은 계속 초인종을 눌렀고, '저러다 옆집 사람 쫓아 오겠다.' 싶어

소녀는 결국 문을 열어 주었다.

"왜!!"

자기집 마냥 들어와서는 냉장고 에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키는 소년에게 소녀는 버럭 짜증을 냈다.

"왜 짜증을 내고 지랄이고? 짜증내야 하는 사람은 내다, 내!!"

"그래서 미친새끼야, 이 야밤중에 쫓아 올라오냐? 뒤질래?"

"아..아니 그기 아니고..."

소녀의 말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불쌍한 소년 이었다.




"자, 이제 똑바로 하나하나 남김없이 다 말해봐."

소녀와 소년은 밥상이자, 책상이자 왔다리 갔다리 하는 탁자에 앉아

'대체 그날 무슨일이 일어났나?' 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주변 이라곤 쥐뿔도 없고, 성격은 오질라게 급하고 다혈질인 경상도 사나이인 소년은...

"니가 그날 술처먹고 내한테 뽀뽀했다 아이가? 책임지라."

란 말만 계속 반복했고, 앞뒤 설명없이 그 소리만 계속 들으니 짜증이 난 소녀는...

"아악 씨바아아아아알!!"

이라며 절규를 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가! 나가!! 나가라고오오오!!!"

앙칼지게 소리치며 소년을 밖으로 내몰았고, 소년은 쫓겨나고 말았다.






"니 우예됐노?"

".......말 시키지 마라."

터덜터덜 내려온 소년은 우울한 얼굴로 집에 들어와 바닥에 벌러덩 드러 누웠다.

"행님아."

"와?"

"그놈의 10번 언제까지 찍어야 되노?"

"그냥 눈에 뵈는대로 들이대라."

무심하게 자기의 여친과 문자를 보내던 형님이 아무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이리도 큰 파동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꺄아아아아아워어어어어어널부셔버릴꺼야아아아아아아

아침이다. 어제의 야밤의 쌩쇼로 인해 머리가 깨질듯이 아픈 소녀는

오늘도 역시 이를 악물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등교갈 준비를 시작했다.

몸은 등교 준비에 바쁜데, 머릿속엔 온통...

'아 그새끼랑 어떻게 보지?' 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버스정류장 앞.

"왔냐?"

애써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넨 소녀에게, 소년은 우울한 （자기딴엔 절실해 보이는） 표정으로

"책임지라."

앞뒤말 없이 툭 내뱉었고, 어제에 의해 짜증이 날대로 난 소녀는...

퍽-

결국 이성을 잃고 직장인, 학생들, 기타등등이 있는 버스정류장 한복판 에서 소년을 개패듯이 패기

시작했다.

"뭐 어쩌라고! 너 앵무새냐? 앵무새야? 책임져줘??? 오냐, 오랜만에 너 한번 맞아봐라!!!"

"책임질 짓은 했으면 져야 할꺼 아이가?"

"이 씨발새끼가 그래도 지랄이네?"

소녀는 밟고, 소년은 밟히면서 대화를 하는（?） 그 요상한 모습에 한 교복입은 정의 의 사도가

나타나 소녀를 말리기 시작했다.

"그..그만 두이소!! 어딜 연약한（?） 남자를 팹니꺼?"

"넌 찌그러져!!!"

머리는 산발을 하고, 눈빛은 광기가 도는 소녀를 보고 정의 의 사도는 주춤하며 뒤로 물러나고

소년은 다시 신나게 맞기 시작했다.

"책임지란 말이닷!!!!!!!"

거의 절규를 하듯 외치는 소년에게 소녀는 광기가 서린 웃음을 날리며 한마디 외쳤다.

"병신. 내가 왜?"


삐요삐요삐요~

그 한마디로 경찰차가 소녀와, 소년앞에 짠- 하고 나타났고, 소녀와 소년은 그렇게

사이좋게 학교를 제끼고 파출소로 끌려갔다고 한다.

（참고로 아까 그 정의 의 사도가 의기양양하게 뒤에서 웃고 있는걸로 보아, '그'가 불른 모양이다.
참...할짓없이 남의일에 잘도 끼어든다.）

"그라니깐.. 책임질 짓이 뭐길래 이기 난리고?"

"뽀뽀했다 아입니꺼?"

왼쪽눈엔 팬더모양 파랗게 멍이들고 뭐가 좋은지 의기양양 웃고 있는 소년을 보고

어이없다는듯 그저 웃고만 있는 경찰관들 이었다.

"누가? 너가?"

"은지예~ 이 가시나가 내한테 뽀뽀하고 책임 안진다 아입니꺼?"

"글나? 니는 와 책임 안지는데?"

이제는 모든것을 포기한채, 한숨을 내쉬고만 있는 소녀였다.
（차마 막나가는 소녀지만, 경찰관 앞에서 술먹고 필름 끊겼단 소리는 못해서 일듯?）

뚫어져라 자기만을 쳐다보는 소년과, 경찰관 앞에서 소녀는 체념한듯 암울하게 말했다.

"책임...질게요. 진다고요."

어차피 맞은놈이 좋다고 하는데 고소건, 나발이건 다 필요없어서 그저 친구사이의 장난（ 정도가 심하다.）

이라고 치부한 경찰관들은 좋게 소녀와 소년을 풀어주었고,

나란히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소년과 소녀였다.

"가시네야."

"암말도 하지마."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 거는 소년을 보니, 뭔소리를 할지 뻔히 아는 소녀는 저주를 토해내듯

꾹꾹 쥐어짜며 갈라진 （아까 악을 악을써서） 목소리로 툭- 하고 내뱉었다.

능글맞게 웃는 소년은.. 소녀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부드럽고（?） 애절하게（?） 말했다.

"그라몬...우리 오늘부터 1일인 게가?:





소년은 그날저녁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매일매일 쓰는 일기는 아니고 그냥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나, 추억 같은걸 깨작 거리니

일기라고 하는것 보단 그냥 다이어리? 라고 생각 하는게 나을것 같다.

소년의 다이어리엔...

-행님의 연애 전수 방법은 정말 탁월 하데이. 10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카이

그게 사실인갑다. 앞으론 행님 말 잘 들어야제~ 오늘은 가시네랑 사귄지 첫날 이다카이-

라고 적혀 있었다....

아마, 소년은 평생가도 모를것 이다. 오늘 소년의 찍는다는 것은...

단순한...미.저.리 라는것을.........




그리고 소녀는...

대체 어디서 사오는 것인지 놀라울 따름인 소주를 사와 집에서 깡소주를 불고 있었다.

한모금, 한모금 마실때 마다 취기는 커녕, 눈물만이 꾹꾹 차 올랐고

핸드폰을 꺼내 지혁이 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얘기를 듣고 킬킬킬 웃어대는 재수없는 친구놈 에게 악을썼다.

"나 다시 서울로 올라갈래!!!!!!!!!"





이제 소년과 소녀의 파란만장 한 연애 얘기가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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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구요^^

띄어쓰기 해달란 분들이 많으셔서 한줄한줄 띄어보니 정말 기네요;;;

그리고..지1랄도... 님. 저도 엔터치면 띄기 되는거 압니다.-_-

여지껏 글 썼는데 그거 하나 모를까봐 걱정해 주셨나요?ㅠ_ㅠ

그나저나..요즘 어느 소설을 봐도 추천은 상당히 저조 하네요;

저도 6편에선 댓글 남겨주신 분들이 5분 이나 되셨는데 추천은 8 밖에 안되드라구요;

로그인 안해도 추천 가능하오니 님하...추천좀!!!

그럼 언제나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 하구요, 8편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