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허억-!!!! 살려주세요-!!!!"

"뭡니까, 그 반응은..."

"꾸아아앙... 삶은 달걀을 드릴테니 제발...!!"

".........."

★

"공게 님이셨군요... 글쓰는작성자... 6단어 축제때 보긴 했어요. 엄청 졸작이었지만..."

뭐지 이 남자... 내가 무능하단 걸 알고 난 뒤부터 지나치게 솔직한데...

"뭐, 알먹고싶다 님의 글들은 잘 보고 있습니다. "알"을 소환할 수 있다니 좋겠네요. 전 필기구 하나 던져주던데.'

"아하하핫!! 계란이라면 얼마든지 소환가능해요!! 삶은 달걀은 넉넉히 챙겨드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죄송하지만 지금은 여름이에요. 게다가 숲을 잘 살펴 봤는데 한국과 가까운 곳이 아니에요. 여긴 열대 지방의 숲이에요. 계란을 잔뜩 가져가 봤자 금방 상할 겁니다. 절 식중독으로 죽일 생각이라면 그만 둬 주세요. 먹을 건 많으니까요."

"먹을게 많다니... 그거 절망적이네요... 삶은 계란으로 식량 타협을 시도해 볼 생각이었는데...하긴 뭐 여긴 말을 걸 만한 사람이 거의 없더라구요...그런데 왜 그런 눈으로 보시죠?"

아니... 생각보다 멍청하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라고 얘기하면 저 커다란 타조알 같이 생긴 거에 맞아 죽을 거 같아서 얘기는 못하겠고...

"말을 걸 만한 사람이 없다니 무슨 말인가요?"

"웅... 여기 무서운 사람을 여럿 봤어요. 지나치게 냉철한 사람도 있고 반쯤 정신 나간 사람도 있어요. 말빨로 사람을 죽인 사람도 있었어요... 보빨왕이라고 하던데... 계란 가지고 타협하긴 힘들어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커다란 맹수 2마리를 타고 기관총을 든 남자도 있고 곰을 줘패서 구워먹는 사람도 봤어요. 삶은 계란으로 타협하긴 애매하잖아요... 그런데 작성자님은 뭘하고 계신건가요?"

페덱스 트럭의 바퀴자국을 따라 탈출하려던 중인데 너한테 딱 걸렸다고는 말 못 하겠다... 능력은 부럽지만 탈출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아닌 것 같거든...

"생태계 조사요. 공격수단이 없다면 지형지물을 이용할 순 없을까해서 말이죠."

페덱스의 바퀴가 굴러다닌 지형지물 말이지.

"에헤헤... 전 삶은 달걀이 있지롱요~ 부럽죠?"

역시 이 남자... 모르는 건가.

"저기 알먹고싶다님. 능력은 알을 소환하는 거죠? 삶은 달걀에 집착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그야 메추리알은 너무 작고~ 타조알은 너무 커서"

톡톡-. 쳐대는 저 커다란 건 역시 삶은 타조알이었구나. 이거 가르쳐 줘도 되려나... 이 녀석도 전투로 내몰아 버리면 페덱스 바퀴자국 찾기 작전을 좀 더 신속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알먹고싶다 님. 절 배신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처 드리겠습니다. 대신 절 절대 배신해서는 안됩니다. 약속해 주실 수 있나요?"

"와앙~ 정말요? 그럼 이 타조알도 드리..."

"타조알은 됐습니다. 그거, 맛 없거든요."

"후잉....."

역시 가르쳐주지 말까... 하지만 역시 전투인원이 많아져야 탐색전도 길어지고 전투에 집중하느라 택배트럭 흔적 찾기에 몰두할 수 있고 어쩌면 아군으로 남을수도 있지...

"자 손을 이렇게 해보세요 엄지와 검지를 내밀고 나머지 3개는 접어요."

"이렇게요?"

"네, 하지만 손가락을 좀더 곧게 펴시고 저 나무를 가리키도록 합시다."

"이렇게요?"

매번 물어 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신뢰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추락 중이거든...

"계란은 어떻게 소환하시는 거죠?"

"머릿속에 계란을 상상하면서 계란은 여기 있다, 반숙으로 익은 완벽한 삶은 계란이 있다...하고 상상만 하면 돼요. 부럽죠?"

내 도구가 필기구라지만 삶은 계란이 부러울 정도로 다급하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이런 이능 액션물을 꽤 많이 봤거든요?"

"아~ 오타쿠시구나~"

.....그만둘까. 아냐... 도움이 될지도 몰라.

"아무튼 절 믿고 머릿속으로 생각하세요. 총이 발사되는 그 순간을. 어떤 총이든 상관 없어요. 쉽게 자주 보는 장면인 권총이 발사되는 순간을 상상하세요. 매우 강하게... 그리고 발사!! 라고 외칩니다."

"...그런 쪽팔린 짓은..."

"아 진짜 좀!! 하라는대로 해봐요!! 강렬하게 떠올리면서 발사!!"

"발싸아-!!"

타앙-!!! 우직-!!

"그렇습니다. 우물우물...익숙해지면 발사는 생략해도 돼요."

응. 몰랐던 게 확실하네. 저 얼어붙은 표정은 분명히 생각조차 안해 본거야. 그래서 삶은 달걀을 한아름 안고 들고 다닌거지..

"...이, 이게 뭐에요...대체?"

"알을 소환하는 능력이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총이 나갔다구요!! 약하지만 총이...!!"

"알. 알을 소환하는 능력. 데미지가 약한 건 님이 내 말을 신용하지 않아서에요. 정말 강렬하게 상상한다면 실제 총의 위력보다 더 높일수도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진짜 전부 반숙입니까? 쩝..."

기쁘지만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설명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담고...하지만 가르쳐 줬음 됐지, 나머지는 스스로...

"이거 뭐냐규여어어 후애애앵..."

맙소사...울고 있다... 으... 왜 난 우는 남자에게 약헤지는 걸까... 아버지, 왜 절 게이로 낳으셨나요!!!

"집에서라면 계란이나 까먹는 게 좋겠지만 현실을 직시하면 방금 그게 본인 능력의 본질적인 사용법인 거에요. 탄환을 다른 말로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계란인가요 !?"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총알. 총 알!! 무슨 알이든 소환이 가능하다면 그 능력의 기준은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알이라고 부르는 모든 걸 소환할 수 있는 거에요. 탄환이라는 말보다는 총알이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술집에서 2차 나갈때 야 총알이 다 떨어졌다, 전쟁영화에서도 멍청히 서 있으면 총알이 자넬 피해가나? 이런 대사도 많죠. 그러니깐 총알도 알이니깐 불러낼 수 있는거죠. 삶은 계란이나 만들고 계셨지만,

어쩌면 현재 인원 중 가장 강력한 화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본인일지도 몰라요. 총알도 종류가 다양하죠. 모든 총을 손안에 응축시켜서 들고 다니는거나 마찬가집니다. 아까 기관총을 보셨다고 했는데... 강렬하게 상상하면 기관총처럼 연사도 가능할 겁니다.

손가락 1개당 하나 나가요. 손가락을 이렇게 동글게 모아서 기관총이라고 생각하면 기관총도 쓸 수 있어요. 탄환은 무한. 무기는 모든 알로 표현되는 화기. 배고플땐 달걀 먹고 정 못 이길거 같은 상대는 멀리서..."

"기관초옹!!

"대포를 쏘세요. 대포 "알"."

"하악-!!!"

"그래도 정 못 이긴다 싶으면 마지막 비기를 가르쳐 드릴게요. 좀 유약하신 편인 거 같아서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뭔데요? 뭔데요?"

방금 전까지 필기구맨으로 무시하더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태세전환...생각보다 뻔뻔한 분이시네..."

"눈. 눈"알"을 소환하세요."

"네...? 눈알을 던지란 말인가요?"

"무슨 흰 소리입니까. 당연히 당신을 노리는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고 저건 내 손에 있다고 강렬히 생각해서 상대방의 눈알을 소환하란 말이죠.

한 마디로 눈을 뽑아 버리라 이 말 입니다. 아무리 강해도 눈알 없이 당신을 어쩌진 못 해요. 오기는 부리지 말고 강적이라면 눈알만 훔쳐서 도망 쳐요. 분명 강철같은 피부를 가진 놈도 있을 거에요. 가능성이 높은 건 아까 말씀하신 곰을 때려잡은 남자. 힘이 쌔다고 곰을 잡을수는 없어요.

빠르고, 단단해야죠. 하지만 눈을 뽑고 위협 사격을 갈기면 쫓아오지 못해요. 스스로 자멸할테니 눈을 꼭 뽑고 도망치세요. 꼭 뽑아야 됩니다. 당신의 능력은 하이 클래스니 기습을 노릴거고 당신은 전투에 능해 보이지 않아요. 믿을 건 제한이 없는 총알 뿐이죠. 대포는 근거리에선 절대 쏘지 말구요."

지 손을 내려다 보고 있다. 희열에 가득찬 눈으로... 자멸하지는 말았으면 하지만 그건 이제부터 이 사람이 알아서 해야겠지.

"그런데...어째서 가르쳐 주는거죠? 그 필기구로 총을 막을수도 있나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선... 작성자님도 죽여야...!!"

또 이거군...

"누가 그럽니까. 최후의 1인이 되라고...?"

"그 이상한 사람이 방송으로..."

"서로 죽이랬지, 최후의 1인이 되란 말은 없었어요. 제가 알기론 이 곳을 빠져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탈출구를 찾아 다니는 거구요. 하지만 그 쪽은 숨어다니는 재주가 없어 보이니 무기가 필요할 거에요. 배고프면 좋아하는 계란이나 까드시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음 그거야 당연히...

"전 재수가 더럽게 없는지 이 게임에 3번째 불려 나왔거든요. 전 2번 모두 누구도 해치지 않고 탈출했어요. 탈출하지 말란 룰은 없어요. 찾다가 죽을 가능성이 높으니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확실히 최후의 1인이 되면 내보내 줍니다.

당연히 능력은 회수해 가고, 대신 상금 10억을 줘요. 이번 주최자는 무슨 생각인지 상금 이야길 빼먹었지만요. 물론 탈출은 편법이라서 상금은 안 주지만 필기구로 싸우는 것보단 낫죠. 마지막으로..."

이거까지 알려주면 너무 밸런스가 안 맞아... 주최자 측에서 날 제거하려 들 거야...

"1회차때 제가 받은 능력이 그 "알 소환"이에요. 그리고 제가 말해준 게 능력의 전부는 아니에요. 많은 응용법이 있지만 하나의 알을 불러낼 수 있단 걸 깨달으면 저와 주최자를 제외한 95인을 모두 죽이거나, 그냥 탈출할 수도 있어요.

참고로 말했다시피 저는 탈출을 선택했어요. 1회차 때 제가 전장에 머문 시간은 고작 27분이에요. 이것 저것 불러내다보니 얻어 걸렸죠. 그러니 힘내 봐요. 난 비가 오기 전에 찾아야 할 게 있어서 가 볼게요."

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던 알먹고싶다는...


"헤에...발사!!!"

타앙-!!!!! 콰지직-!!!

"오오- 진짜다!! 나무가 뚫렸어!!"

희망을 얻는 대신 겁을 상싫해가기 시작했다.
역시 말해주지 말걸 그랬나...



★

".......선배들이 말한 문제의 또라이가 저 놈이로군. 들은대로 아슬아슬한 선에서 규정위반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거지... 두 번 모두 지 혼자 살금 살금 기어서 빠져나간 약아빠진 놈... 3회 이상 동일인 소환은 규정위반이니 이번에 조져야 하는데..."

후루루루루룩-★


"하지만 이번엔 언어유희나 잔재주로 못 빠져나가지... 이번에 쥐어준 건 필기구니깐. 거기다가 네가 절대 외면 못할 비장의 함정도 있다!!"

「...저 놈 또 마이크 안 끄고 떠드네.」

"헉?!"

다 들었나?

「뜬금없이 정도 있다!!는 개뿔...초코파이냐?」

....아 라면그릇 내려놓으면서 눌렸구나...조심해야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실제 인물의 성격은 무관합니다.

게다가...


닉네임 써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 걸 잊어버려서...
부디 용서를....

배틀 로얄....나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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