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와 친구도둑 / 행운을비네

9.

소꿉친구와 친구도둑 9

.
.
.
.
.
.
.
.

우혜영과 정민아의 이지메 영상.

수면성분이 들어있는 카스테라ㅡ.


김새진이 우혜영을 죽이려했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김새진은 우혜영을 죽이려고 했을까.

친구사이 잖아.

우린 고등학생이잖아.

죽음과 많이 동떨어져 있는 신분이잖아.

그게 청춘이고ㅡ, 인간이라면 누구나 즐겨야 되는 거잖아.

그런데 왜ㅡ.

왜.

왜 그랬어야만 했을까.

김새진은ㅡ.

.
.
.
.
.
.
.
.
.
.
.

재판이 시작되고, 경찰들을 우리동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재판이 잘되기만을 기도해야했다.

듣자하니, 김새진의 알리바이는 거의 확실한 듯 싶었다.


우혜영이 자살할 당시에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석여부도 확실하고, 학교에서 김새진이 야자하는 것을 봤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이 있다.

김새진이 어째서 야자를 한 것인가?

ㅡ불량학생이...

불량학생은 야자하면 안된다던가 이런 것은 아니지만,

강혜진의 말을 들어보니 김새진은 야자를 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 날따라 야자를 한 것인가?


이것은 의문점이었다.

.
.
.
.
.
.
.
.
.
.


법정ㅡ.

박해일 검사는 날 증인으로 신청해왔다.

나에겐 자신에게 말했던 사실을 그대로 말하면 된다고만했다.

그렇게 나는 법정 증인석으로 나왔다.

화이팅 수신호를 보내는 성예인, 진영인의 모습이 보인다.

오늘 이 법정엔 강혜진과 정민아가 오지 않았다.

그들은 우혜영을 병원에서 돌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서ㅡ."

나는 증언을 하기전에 해야하는 선서문을 읽었다.

그리곤ㅡ, 박해일 검사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증인, 김새진양이 평소에 피해자를 괴롭혔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괴롭혔죠?"

"제가 아는 것은, 피해자를 묶어두고 노예처럼 부렸다는 것 뿐입니다."

ㅡ나는 아는 것을 그대로 대답했다.

"흐음ㅡ, 그럼 혹시 피해자 말고도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것을 본 적 있습니까?"

ㅡ그 때. 김새진 측 변호사가 일어섰다.

"이의있습니다. 검사는 지금 사건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ㅡ상관 있습니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세요."

박해일 검사의 한 마디에 판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변호사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김새진의 표정을 당황하는 듯 해 보였다.

"...괴롭혔다고 보기엔 얘매하지만ㅡ, 친구들 사이 관계를 끊어놓으려는 것은 직접 경험했었습니다."

"호오, 이야기해주시겠습니까?"

"객석에 있는 성예인양이 피고에게 물벼락을 던지는 것 처럼 자작극을 벌여서
저와 성예인양의 사이를 멀어지게 했습니다."

내가 말하자, 객석은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ㅡ무슨 상관이지? 라는 말들이 내 귀에 들려왔다.

나도 내가 증언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될 증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박해일 검사는 객석을 조용히 시키고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자작극이란 것을 알게되었죠?"

"...그 당시에 그 근처에 네오디뮴이란 자석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아는 동생이 말해줬는데, 초강력 자석이라더군요. 그리고, 그 날 피고가 맞은
물 바구니엔 쇠구슬 자국이 있었습니다. 그 자석을 이용해서 자작극을 벌인것입니다."

객석은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으로 가득했다.

ㅡ당연하다, 내가 한 증언만으로 그 내용을 이해하긴 어렵다.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판사와 변호사의 표정은 달랐다.

판사는 흥미가 있는 표정을 지었고, 변호사는 얼굴이 굳어졌다.

그 때 박해일 검사가 일어나선,

"이해가 되지 않으실 것 같아ㅡ, 직접 준비했습니다."

박해일 검사는 나에게서 네오디뮴 사건에 대해 들었었다.

그러나, 나는 네오디뮴과 이 사건이 크게 연관이 되어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ㅡ. 검사는 직접 네오디뮴과 그 때 당시의 로프까지 구해서

법정으로 가져 온 것이다.

나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박해일 검사는 네오디뮴을 이용해서 쇠구슬과 붙게 만든 뒤,

예전에 내가 했던 것 처럼 반대 방향에서 쇠구슬을 불러, 붙어있던 쇠구슬을

튕겨나가게 하는 실험을 재현했다. 튕겨나간 쇠구슬은 로프 끝에 있던 물바구니에 통!하고 맞더니

박해일 검사가 준비한 작은 수족관 안으로 떨어졌다.


객석은 사건과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변호사의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증인, 피고가 이런 식으로 자작극을 벌인 것이 확실한거죠?"

검사가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것으로 심문을 마치겠습니다."

나는 호기심에 찬 표정을 지었다.

ㅡ도데체 이게 무슨 상관이지?

김새진의 모습을 한 번보니, 그녀는 벌벌떨기 시작했다.

....?



"피해자 우혜영씨의 몸에 있는 자석ㅡ. 네오디뮴이 확실하단 말씀 드린적이 있지요?"

박해일 검사가 판사한테 말했다.

...?! 무슨소리지? 몰랐던 사실이였다.

나는 그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석은 1개라면 모를까 2개가 몸 속으로 들어가면 서로 붙어서
신체 내부가 파괴될 염려가 생기죠. 네오디뮴에 경우 강한 자력으로 그럴 가능성이 더 큽니다.
다행히 피해자의 몸은 크게 상관이 없었습니만ㅡ."

나는 그 소리를 듣고 박해일 검사가 하려는 말을 이해했다.


김새진은 이 전에도 우혜영을 죽이려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네오디뮴 자석을 먹였으나, 이번 처럼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


분명 변호측은 네오디뮴과 김새진은 상관이 없다고 했겠지만ㅡ,

나의 증언과 실험으로 김새진이 네오디뮴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90%는 증명이 된 셈이었다.



검사가 이런한 사실을 법정에서 정리하여 말하자 객석에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성예인과 진영인의 표정도 밝아져 있었다.


.
.
.
.
.
.
.
.
.

병원으로 향하는 중간에 나는 성예인에게 폭풍의 칭찬을 받았다.

물론 진영인에게도 말이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역시 나는 강혜진에게 과도한 스킨쉽에 칭찬을 받았고,

정민아도 고맙다면 나를 꽉안기 시작했다.

옆에서 진영인이 "허, 이거 하렘루트냐... 부럽다." 라면서 투덜거리는 것이 조금 신경쓰였지만.



2주일 뒤ㅡ.

아침부터 베란다로 돌 던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베란다 문을 열었다.

"으! 성예인!! 아침부터 뭐야!!"

성예인은 평소보다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혜영이! 깨어났대!"

.
.
.
.
.
.
.

성예인과 나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곳엔 진영인과 강혜진이 땀을 뻘뻘흘리며 옆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러나, 우리 눈에 먼저 띈 것은 깨어나있는 우혜영이었다.

성예인은 우혜영에게 달려가 껴안고 "미안해!"라며 울고불기 시작했다.

우혜영은 그런 성예인을 달래주었고, 그런 우혜영 다리에 상반신만 엎드려 자고있는

정민아의 얼굴이 햇살과 함께 보였다.


행복함에 걸맞는 날씨였다.


.
.

이야기를 들어보니ㅡ, 어제 김새진의 인맥이 병원을 습격한 듯 했다.

그래서 진영인과 강혜진이 필사적으로 그들과 싸운 듯 했다.

말했지만ㅡ, 진영인은 검도를 배우고 있다. 그의 실력은 전국대회 준우승 정도의 실력이다.

주먹은 약해도 검을 잡으면 꽤나 날라다닌다.

강혜진도 싸움엔 일가견 있는 녀석이다. 태권도, 가라테 이런 전문 무술을

혼자서 독파할 정도니, 그 둘이 콤비로 뭉쳤다면 충분히 멋있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ㅡ.

"...너무 많이 와서 무리였어."

강혜진이 입을 삐죽내밀었다.

"혹시 졌냐?"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자 진영인이 고개를 저었다.

"예상외의 지원군이 나타났지."

"엥?"


이야기를 들어보니 옆 병실에 맹우네 어머니가 입원했다는 것 같았다.

천하장사인 맹우는 어머니 병문안을 왔다가, 소꿉친구인 강혜진과 진영인이

싸움을 난 것을 보고 가서 같이 싸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맹우는 우리보다 4살이 더 많지만 어렸을 때부터 같이 놀아서

우리와는 반말을 쓰고있다. 실로는 21살에 괴력남이다.


"뭐ㅡ, 어찌됬든 잘된거네."

나는 살짝 웃는 눈을 지었다.


그리고 그 때.

ㅡ지이잉

진동소리가 울렸다.

내 전화였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박해일 검사의 전화였다.












나는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모두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씁쓸한 표정을...




ㅡ짓는 척하고 이렇게 말했다.


"김새진ㅡ. 실형이래."


내 한마디에

정민아와 우혜영은 자유로워진 죄수의 얼굴을 지었다.

너무나 고통스런 얼굴이었으나ㅡ.

그 얼굴에서 미소는 너무 아름다웠다.

성예인은 그런 그들을 와락! 하고 끌어안았다.



（10부로 이어짐）

ㅡ친구도둑 시리즈는 10부로 완결입니다^;

http://yek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