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저를 듀라라님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계셔서ㅎ
저는 '어리연'이구요 ㅠ ㅠ
듀라라님은 잠시 '해날개'라는 닉으로 활동하신건 알고있습니다
그래도 예찌님 저도 새해 복 많이 받으면 안될까요..?

다들 2013년에는 하는 일 다 잘되고 좋은 일만 가득 하길 바랄게요
늦었지만 새해 복 듬뿍듬뿍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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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잔혹동화 19편 - 피리부는사나이






하루 평균 전국적으로 실종신고가 얼마나 될까
하루 평균 한 '도' 에 실종신고는 얼마나 될까
하루 평균 한 '시' 에 실종신고는 얼마나 될까
하루 평균 한 동네에 실종신고는 얼마나 될까

그렇게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우리 동네에서 일어난 실종사건
두어달전에 비교해 그 수는 엄청나다
오늘만 해도 9건
대부분 피해자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다
의아한 것은 실종된 아이들 중 단 한명의 아이의 행방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왜?
의문만 가득할 뿐 마땅한 해결방안이 없다
뉴스나 신문에서도 ' 그들은 어디로 사라졌나 ' 라는 웃기지도 않은 제목으로 기삿거리가 돌뿐
경찰도 순찰차를 늘려 더 자주 순찰을 도는거 외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경찰서며 동네 파출소며 시민들로인해 인산인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 학교 끝나자마자 전화하고 "

아침부터 엄마의 폭풍잔소리가 시작된다

" 아 쫌 알았다고 사라진 애들 다 어린애들이잖아 걱정하지마 "

" 어떻게 알어 피해자가 중학생이 될지 아님 너같은 고등학생이 될지 모를일 이야
걱정되서 하는 말이니깐 전화 꼭 해 "

등교를 하자 거리의 풍경은 불과 2달전가 매우 달랐다
길가 옆 전봇대에는 다닥다닥 실종된 아이들의 찾는 전단지만 가득하고
어린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꼭 학교나 유치원까지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리고오고
길에서 홀로 다니는 어린아이들은 보기 드문 광경이 되었다

벌써 실종된 아이들만 40~50명이 된다고 하던데
경찰은 말만 대대적인 수사를 한다고 하고 진행이 이렇게도 더디니
모든 부모들의 마음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 승연아 !!! 오승연 !!! "

" 아 깜짝이야 주은지 놀랬잖아 "

" 너야말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계속 불렀는데 대답도 안하고 "

" 그냥 요즘 실종된 애들 "

" 맞다 맞다 너 그거 들었어? 상연이 동생도 없어졌대 "

" 진짜? 어쩌다가? "

" 몰라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에 보니깐 없어졌대 그래서 지금 걔네 집 난리 났다던데? "

무언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뇌리에 꽂혔다

" 야야 우리 늦장부리면 지각이야 뛰어 언능!! "

지은이의 재촉에 열심히 학교로 달리고는 있지만
머리속에선 연신 의문만 가득했다






" 응 엄마 이제 마쳤어 나 바로 독서실가려고
아 걱정말래도 일찍갈게 괜찮아 괜찮아 응 알았어 이제 끊어 "

엄마와의 전화를 끊고 독서실로 향했다
독서실이 살짝 외진곳에 있고 겨울이라 이른시간에도 날이 금방 어두워져 불안하긴 했지만
나는 아니겠지 설마 란 생각이 우선이라 별로 캐념치 않았다
독서실이 보이고 추운 날씨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깨를 잔뜩 움치리고 걸어서 어깨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독서실에 다다랐을쯤 무언가 이상한 장면이 눈에 띄였다
어떤 남자뒤로 2명의 아이과 따라가는 모습이였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별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무언가가 이상했다
남자뒤로 일자로 서서히 눈이 풀린채 흐느적 따라가는 모습이란..
더구나 이렇게 추운데 잠옷바람인 아이도 있었다

호기심이 이끌어 나는 그 뒤를 밟기로 했다
그들은 cctv없는 유독 외진 골목으로 이동했고 나는 그런 그들을 주시한채 도둑고양이처럼 따라갔다

' 지이잉 지이잉 '

아뿔싸 진동으로 해놓은 휴대폰이 울렸다
놀란 마음에 허겁지겁 휴대폰 배터리를 빼고 그들의 동향을 주시했다

' 어? 어디갔지? '

순간 눈 앞에서 사라진 그들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 머리의 어떤 충격을 받고 그대로 쓰러졌다






' 아으 머리야 여긴 어디지 '

눈을 떳을땐 그저 평범한 방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쓰러지기 전 생각에 나도 모르게 온 몸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분명히 나는 납치를 당한것이다
무언가 무기가 될만한것을 찾으려 했지만 방에는 단지 침대하나 액자하나만 있을뿐이였다

뚜벅뚜벅

누군가 다가오는 인기척에 나도 모르게 구석진 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곧 있어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인상 좋은 남자였다

" 어? 벌써 일어났니 ? "

뒷머리를 긁적거리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안절부절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자 순간 긴장감이 풀릴뻔했다

" 여긴 어디죠? "

" 아 여긴 우리집인데 ..뭐 있는게 없는데..음..아 배고프지? 뭔가 먹을것 좀 가져올게 "

나보다 더 당황스러워 하는 남자의 행동의 나의 의구심은 더욱히 깊어져갔다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손에 피자한조각과 콜라를 들고 온 그는 조심스럽게 내 앞에 가져다 주었다

" 미안 ..장본지 오래 되서 집에 먹을게 없네 그거라도 먹고 있어 내가 곧 장봐올게 "

대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거지..누가보면 집에 놀러온 조카인줄 알겠네

" 아 맞다 그래도 도망가면 안되니깐 문은 잠궈놓을게 괜찮지? "

순간 나를 돌아보고 질문을 던지는 그에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주고 말았다
그는 그런 나를 보곤 빙긋 웃으며 나갔고 곧 밖에서 자물쇠를 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내가 지금 뭐한건지..감금한다는데 괜찮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꼴은 무슨 꼴인가 '





그가 집에 돌아온 소리가 들렸지만 방을 열어주진 않았다
옷 속을 뒤져 가지고 있던 휴대폰을 찾았지만 이제 가져갔는지 주머니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허탈감과 앞으로 일어날 두려움으로 나는 구석자리를 찾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앉아있었다
여태 지내왔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랐을땐 가슴 한켠이 시리면서 눈물부터 흘렀다
하지만 곧 나는 눈물을 닦아 내고 자리에 고쳐 앉았다
자물쇠 여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 저기 오무라이스 좋아하니? "

그는 작은탁자를 내 앞에 내려두었다
탁자위엔 오무라이스 두개와 새로 산 듯한 김치, 계란 국이 놓여있었다
그는 살짝 상기 된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았다

' 뭘 바라는거지? 지금 내가 이걸 먹길원하나 '

나는 탁자에 슬며시 다가가 숟가락을 들었다
그는 무언가가 만족스러운지 다시금 빙긋 웃고는 자신 또한 숟가락을 들었다

" 하하하 내가 다른사람이랑 밥먹는게 엄청 오랜만이라서 이거 영 쑥스럽네 "

그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었다
중간에 틈틈히 내가 밥먹는것을 확인하며 밥위에 깍두기를 올려주곤 했다





내가 여기 온지 얼마나 되었을까
대략 일주일쯤 된 듯하다
내 생활은 한정되어있으며 반복적인 일상이다
그가 아침을 차려주고 그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난뒤 그는 내겐 새옷과 속옷을 주고 욕실로 나를 데려다준다
나는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 그는 거실에서 나를 보고 빙긋 웃는다
그리곤 그는 빨래며 설겆이며 집안 청소를 시작한다
나는 그가 청소 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있다
그럼 그는 내게 책이며 mp3며 닌텐도등을 손에 쥐어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되면 또 그는 내게 점심식사를 차려준다
아침과는 달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며칠전부터는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내자신의 모습에 당황했었지만
그가 액자에 담긴 그의 아내와 딸 이야기를 하며 오열할땐 나도 모르게 그와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그와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름 어떠한 문제하나를 두고 토의를 갖고 그런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저녁시간이 되면 그는 내게 간단하게 식사를 차려주고 집을 나선다
나는 그런 그를 잘다녀오라고 마중을 나간다
그리고 돌아 올 그를 위해 설겆이를 미리 해놓고 잠자리에 든다
요즘들어 나는 이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지 않나라는 의문이 든다






" 언제 올거에요? 오늘도 늦어요? "

" 이구 아가씨 추우니깐 빨리 들어가세요~ "

그가 정돈된 내 머리를 마구 헝크린다

" 칫 알겠다구요 뭐 내가 무슨 앤가... "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빙긋웃음을 지어보인다

" 아 맞다 아저씨 일하러가면 옷장 열어봐 "

" 왜요 ? 왜요 ? 지금 열어보면 안되요 ? "

" 아저씨 쑥스러워서 그래 이따가 열어봐 그럼 다녀올게~ "

" 넵 다녀오세요 "

그가 나가자마자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괜스레 기대감으로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옷장 문을 열자 곱게 포장된 선물상자가 있었다
선물상자안에는 내 이니셜이 생겨진 목걸이와 새옷과 새신이 들어있었다

" 치이 신발은 신을 일이 없는데 바부.. "

괜히 투정 아닌 투정이 입밖으로 나왔지만 이미 나는 새옷과 새신을 입어보는데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목걸이를 하고 전신거울 앞에 서서 온갖 포즈를 잡아보기도 하고 혼자 꺄르르 웃기도 했다

쾅쾅쾅

그때 엄청난 노크소리와 함께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승연아 문 좀 열어봐 "

나는 전신거울을 뒤로 하고 현관으로 뛰어가 빠르게 문을 열었다
그는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고 무언가에 쫓기듯 두눈은 흔들리고 있었다

" 승연아 아저씨 말 잘들어 시간이 없어 방에 들어가서 조용해지거나 누군가가 들어가기전까진 절대 나오지마 "

" 왜..왜요? "

" 그냥 아저씨가 시키는대로 해 "

" 나 바보 아니에요! 일이 잘못된거죠 ? 경찰들한테 걸렸나요? "

그는 나를 쳐다보고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 그래 경찰들이 대대적 수사를 시작했어 지금쯤 위치도 알아냈을거야 "

" 그럼 도망가야죠!! 왜 집으로 왔어요!! "

" 이 집엔 내 마지막 남은 모든것들이 다 있거든 "

그는 더욱더 떨리는 눈으로 방 한켠에 걸려있는 액자를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그의 슬픈마음이 나에게로 전해져 나 또한 심장이 아려왔다
점차 밖의 소음이 가까이로 들려왔고 그는 다시금 내 머리를 헝크리며 방을 나가며 방문을 닫았다
나는 방문앞에 서서 그저 멍하니 서있을뿐

곧 경찰들이 집으로 들이 닥치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방문을 조금 열고 쳐다보았다
내 눈에 비친 장면은 경찰들이 총으로 그를 조준하고 있었고 그는 점차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베란다까지 몰린 그에게 경찰들은 서서히 다가갔고 그는 방문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를 바라보고 빙긋 미소지었다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가자 나는 방을 뛰쳐 나갔고 거실에 있던 경찰들은 나를 잡아 그에게 가지 못하게 하였다
나를 만류하고 하는 경찰들과 뿌리치고자 하는 나의 몸싸움에 그가 사준 옷과 신발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만 그가 원망스럽고 그가 불쌍하고 그가 보고싶어 눈물만 흘러내렸다






" 오승연 너 그놈이 무슨 짓을 하고 다닌지 알고 그러니 ? "

" ...... "

" 그 새끼는 애들 납치하고 죽이는 살인마 연쇄살인마새끼야 그것도 어린애들만 골라서 "

" ...... "

" 하아 애들 어디다가 유기했는지 넌 알거 아냐? 응? "

" ..... "

" 어떻게 애들을 데리고 갔는지!! 어디다 애들을 유기했는지 !! 대답하라고 "

" ..... "


" 미쳐버리겠구만 김형사 니가 심문해 나 속터져 홧병나겠다 벌써 몇일째야 "

" ....거에요.. "

" 응? 승연아 뭐라고 ? "

" 벌받는거에요 "

" 벌? 누가 왜 "

" 그들은 아저씨를 이용했고 아저씨에게 그에 대한 댓가대신 아저씨의 소중한 사람들을 뺏어갔어요 "

" 그 그 뭐시냐 그 아내랑 딸말이야? 승연아 그건 오해야 "

" 그들은 벌을 받아야만 해요 "

" 환장하겠네 그래 그렇지 벌받아야지 그럼 애들은 애들은 무슨죄야 어디다가 유기했는지만 알려주면 이 아저씨가 다 알아서 해결할게 "

" ...... "






그 후 나는 그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아이들의 납치했는지 어디에 유기했는지
경찰들의 말하지않으면 공범으로 감옥에 간다며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말이다
그는 희대의 살인마라 불리우며 온갖 욕을 먹었고 대대적인 수사에도 아이들의 유기한 곳을 찾을 수 없자
미스테리 살인마 등 여러 이름들로 불리웠다
나는 그저 그가 내 머리를 다시 한번 헝크러주고 그의 빙긋미소를 보았으면 한다












스톡홀름 증후군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가리키는 범죄심리학 용어.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도 한다. 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들을 볼모로 잡은 범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출처] 스톡홀름 증후군 |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