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를 위한 특별 보양식 갯벌장어 구이 07

갯벌장어를 먼저 설명해야겠다. 갯벌장어를 이야기하면 '갯장어?'라는 반문을 많이 듣게 된다. 갯벌장어는 갯장어와는 엄연히 다른 종류이다.

일반 장어중 가장 높은 가격을 자랑하며 보양식의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민물장어를 꼽을 것이다. 보통 음식점에서 키로당 4만5천원~5만원 선이면 세 마리 정도를 먹을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1키로는 손질 전 무게이며 실중량은450~550g정도에 불과하다.

다시 갯벌장어로 돌아가보자. 갯벌장어는 이렇게 잘 자란 민물장어를 다시 갯벌을 끌어들여 별도의 사료를 주지 않고 갯벌속에서 자연상태의 먹이를 먹고 자라게 한다. 오래된 기억으로는 출하전 대략 3개월 가량을 갯벌에서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과정을 '자연산화'라고 업자들은 표현한다. 뭐, 반자연산 정도라고는 해줄만하다.

즉, 갯벌장어는 민물장어를 1차로 민물에서 키우고 2차로 갯벌에서 키워낸 장어라 하겠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어의 맛은 기존의 민물장어와는 차원이 달라진다. 민물장어는 살이 연하고 부드러운 반면 갯벌장어는 탱글탱글하고 탄탄해 치아를 튕겨내는듯 쫀득한 맛과 식감이 일품이다. 가격 역시 매우 비싸 손질된 갯벌장어 1키로（700~800g）는 89000원에 이른다. 고가의 가격을 가지고 있지만 먹어보면 자연스레 비쌀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1. 장어의 무게를 재보았다. 마리당 400그램에 가까운 아주 큰 장어이다.

2. 장어의 껍질을 제거하자. 유아는 치아가 약하기 때문에 민물장어의 껍질도 잘 먹지 못한다. 하물며 갯벌장어의 탱탱한 껍질은 아이가 먹기에 무리가 있다. 초등학생 정도라면 괜찮을듯 싶다.

3. 날카로운 칼이 있다면 껍질의 분리는 어렵지 않다. 숯돌이 없어서 칼을 갈지 못해서 어거지로 하다보니 사진처럼 살이 많이 붙어 있다. 하지만 괜찮다. 껍질은 따로 구워먹으면 된다.

4. 세번째 사진은 장어 껍질에 소금을 뿌려 구운 것이다. 갯벌장어는 굳이 장어소스따위를 쓰지 않고 소금만 뿌려 소금구이로 먹기를 권한다. 굳이 강한 소스로 덮어야할 민물냄새도 없거니와 육질이 좋아 그 자체만으로도 깊은 풍미를 느낄수 있다. 장어가 큰 만큼 껍질만 구워내도 소주 1병은 무난하다.

5. 아이에게 살을 잘 구워준다.

6. 아이가 거부한다.

7. 슬퍼하며 주워먹는다.

아이를 위해 비싼값을 치르고 정성을 들인다고 모두 맛나게 먹는 것은 아니다. 할 수 없는 일이다. 남은 장어살과 장어머리로 장어죽을 만들어 먹여볼 계획이다.